‘동전 택시기사’, ‘강아지 던진 여성’,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이들 사건은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 한 데서 비롯됐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대개 ‘분노’는 나쁜 감정, 통제의 대상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분노는 ‘내 안을 들여다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순기능을 가진 신호감정이다.
권수영 연세대 상담코칭학 교수는 “물이 끓으면 주전자 뚜껑이 들썩거리면서 신호를 보내듯이, 분노 역시 불안과 짜증, 우울, 소외감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알아채도록 내 안을 들여다보라고 알려주는 감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면을 읽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함께 나누면서 위로 받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없는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분노 범죄가 증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는 혼자 밥 먹는 사람을 가리키는 ‘혼밥족’과 같은 말이 새로 생겨날 정도로 ‘혼자’에 익숙하지 않고, 친밀한 관계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혼자 밥을 먹게 되면 (남에게서) 버려지거나 거절당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서구의 개인주의 문화가 젖어들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유대감이 떨어지게 됐고, 본인의 내면을 드러내고 공감해줄 존재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도 한몫 했다. ‘친구 수 늘리기’나 ‘보여주기식 인증’ 문화에 치중해 내면을 거리낌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친구’를 찾는 일은 물론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조차 버거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좌절감 등을 겪게 되고, 쌓인 감정들이 결국 주체할 수 없는 분노 표출로, 심각하게는 범죄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분노 범죄의 참극을 막기 위해서는 분노가 보내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이를 터놓을 대상을 찾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 대상이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지인이면 좋겠지만 내 안을 들여다보는 것조차 어렵다면 상담 전문가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상담 전문가는 정말 드러내기 힘든 아픈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해주기 위해 훈련받은 사람들로, 이런 인력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출 : 서정호 PD(hoseo@ytn.co.kr)
제작 : 강재연 PD(jaeyeon91@ytnplus.co.kr)
취재 : 강승...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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